관계를 애매모호하게 하는 사람에게
드디어 싫증이 나버렸다.
손에 잡힐 듯, 안잡힐 듯 행동하는 것들이
묘한 긴장감을 불러일으켰었다.
처음에는 그게 더 나를 안달나게 만들었던 것 같다.
하지만 나를 헷갈리게 하는 사람은,
결국 정리하는 게 정답이라는 결론을 내렸다.
1년이 넘는 시간동안 한 사람에게
나혼자 매달렸었다.
좋아한다는 표현을 해보고
애매한 태도에 화도 내보고
연락도 일부러 끊어보기도 했었다.
하지만, 연락을 끊으면 내가 더 안달나 있었고
상대는 아무 감흥 없이 나에게 연락을 해 왔었다.
그러니 나는 더 안달이 났었다.
'아, 아직 우리의 관계에 어느 정도의 희망이 있는 걸까?'
하지만, 1년을 돌아봐서
결국 우리의 관계의 발전은 없었다.
그저 어느 수준만의 관계만을 유지하고
더 좋아지지도, 더 나빠지지도 않았다.
1년의 엎치락 뒤치락,
나혼자만 별의 별 감정이 들었고
나도 점점 지쳐갔다.
그 1년의 시간동안 상대방의 감정은 그대로였다.
본인의 일이 1순위였고, 가족의 일이 1순위였고,
그 핑계로 우리의 약속은 늘 무미건조했다.
추억을 쌓을 만한 데이트도 손에 꼽았다.
상대방의 정성이 더이상 느껴지지 않았다.
결국 둘의 관계를 1년을 되돌아보니
상대는 아무렇지 않은데, 나만 감정적으로 오르락 내리락
혼자 고민했다는 것을 발견했다.
한동안은 상대를 잊어야 한다는 사실이 슬펐고
상대방에게 좋아하는 감정을 감추고
상대방처럼 무심한척 괜찮은 척 했다.
최선을 다 해보니, 결국에는 미련이 없어졌다.
내가 최선을 다했음에도 상대방에게 변화가 없으니
1년 뒤 문득 깨달음과 동시에,
상대방에게서 재미와 흥미, 호감이 사라졌다.
상대방에게 아무 변화가 없기 때문에,
기대할 것이 없었기 때문이다.
그토록 상대방이 신경쓰이고 좋았는데
그 사람이면 안될 것 같아 미칠 것 같았는데,
그 사람때문에 잠도 못 이루고 늘 전전긍긍했었는데,
미련없이 정리가 되는 것 같았다. 참 신기했다.
아! 그토록 내가 매달리고 좋아했던 사람이지만
우리의 관계가 더 나아질게 없다는,
기대감이 사라지니
내 흥미, 호기심, 재미가 떨어지게 되는 거구나.
결국 깨달았다.
사람이 사람을 좋아하는데는
단순히 첫 감정만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그 다음 함께 성장해서 같이 발전할 수 있는
다음 스텝으로 갈수 있는, 새로운 감정,
나와 상대방이 함께 공유하는 감정이
앞으로 다른 기대되는 감정이 있어야만
그 감정이 지속된다는 것을 말이다...!
하다 못해, 연인으로서
서로 싸우면서도 성장해가는 감정적 발전이 없으면
함께 기대하고 이루어갈
“행복"과 "재미"가 없다는 것이다.
드디어 결론이 내려졌다.
관계의 변화가 없는
“애매모호한, 그저그런, 아무사이도 아닌"
썸과 연애는 결국 싫증이 느껴지게 된다는 것을 말이다.
내가 늘 을이라 생각했는데
깨달음을 얻은 순간 내가 갑질을 해댄 상대방에게서
승리한 기분이 들었다.
아! 이 관계는 내가 놓으면 끝이 나는 관계였구나!
이 애매모호한 관계를 정리하는데
나는 너무 오랜 시간이 걸렸다.
그토록 좋아했는지,
아닌 인연을 너무 오래 붙잡았었나보다.
1년은 너무 길었다.
내가 더 좋은 인연을 만날 수 있는
시간들과 기회를 놓쳐서 아쉽다.
상대방에게 희생하는 것보다
나를 사랑하는 시간이 1순위다.
앞으로, 이런 관계의 조짐이 보인다면,
내 감정이 더 커지고 안달나기 전에 싹을 잘라야겠다.
애매한 태도와 확실하지 못한 관계,
그리고 내가 1순위가 아닌 차순위가 되는 관계는
내가 바로 그 감정을 잘 컨트롤 하고
차단해야 한다.
(물론 사랑이라는 감정을
쉽게 컨트롤 하기 쉽진 않겠지만 말이다)
배우나자 연인만큼은 서로에게 있어서
1순위가 되어야 한다 생각한다.
일에 밀려서, 가족 일에 밀려서, 친구에게 밀려서 등등
그 어떤 이유든 다 핑계거리밖에 되지 않는다.
그런 연인관계라면 빨리 정리하는 것이 맞다.
결국, 나는 상대를 정리하기 위해
우리의 관계에 비해 과한 선물을 주면서
드디어 나의 마음을 정리하고 왔다.
상대는 몰랐겠지. 그게 우리의 마지막이라는 걸.
그동안 내 감정을 정리하려고 노력하기 위해
"이제 그만만나자. "라는 식으로 안녕을 고하는 게
예의라고 생각했었지만
이번에는 이전처럼 "너를 정리하겠다"라는 식으로
이별이라는 단어자체를 꺼내지도 않았다.
어차피 우리는 애매했던 관계였으니까.
애매하게 사라지기로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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